베트남 동 계산할 때 아직도 뇌정지 오는 사람?

맨정신일 때도 헷갈려 죽겠는 베트남 동(VND) 계산,
술 한두 잔 들어가면 저만 뇌정지 오는 거 아니죠? ㅋㅋㅋ
다낭 몇 번을 와도 이 끝없이 붙어있는 '0'의 늪에서는
도무지 적응이 안 되네요.

어제 저녁 먹으면서 맥주 몇 잔 걸치고 기분 좋게 2차 달린 뒤에
정산하려고 계산서를 딱 받았는데,
숫자가 '3,500,000' 이렇게 찍혀있는 겁니다.
평소 같으면 스마트하게 '0 하나 떼고 2로 나누기' 공식을 돌렸을 텐데,
술이 들어가니까 뇌 회로가 완전히 셧다운돼버렸습니다.

손가락으로 종이 영수증에 적힌 0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
"어... 350만 동이니까 0 하나 빼면 35만...
나누기 2면 17만 5천 원인가?
아니 잠깐만, 175만 원인가? 우리 파산한 건가?"
혼자 동공지진 일으키면서 멍때리고 있었죠.

지갑 열어서 지폐 꺼내려는데 그것도 더 가관이었습니다.
초록색 비스무리한 거 꺼내려다가
50만 동짜리랑 색깔 헷갈려서 손 덜덜 떨고 있으니까,
뒤에서 결제 기다리던 친구 놈이 답답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
제 등짝을 찰지게 스매싱하더군요 ㅋㅋㅋ

"야 이 멍청아 ㅋㅋㅋ 17만 5천 원이잖아!
비켜봐 내가 낼 테니까 엔빵이나 쳐"
그 소리 듣고 나서야 뇌에 피가 돌면서
"아 맞다 17만 원..." 하고 뻘쭘하게 지갑 집어넣었습니다.

그나마 다행인 건 입장 전에 정가 세트표 먼저 확실하게 확인하고 마신 곳이라,
금액 자체는 정해진 정가 그대로 투명하게 나온 거였는데...
정작 제 뇌가 0 개수에 압도당해서
혼자 5분 동안 계산기 두드리며 쇼를 했네요 ㅋㅋㅋ
형님들은 다낭 오실 때 다이소에서 동 지갑(칸칸이 나눠진 거) 꼭 챙겨오십쇼...
술 한잔 들어가면 호치민 할아버지 얼굴이랑 0 숫자들이
눈앞에서 단체로 강강술래 춥니다 ㅠ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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